'일기장.'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18.04.22 일상의 기본기
  2. 2018.04.18 점심
  3. 2018.03.28 아침에 글 쓰기.
  4. 2018.03.27 마무리. 시작.
  5. 2018.03.24 서점 정비, 그리고 언제 재오픈하지
  6. 2018.03.22 꽉찬일정
  7. 2018.03.20 하나의 책을 오랫동안
  8. 2018.03.20 전문가와 브랜딩
  9. 2018.03.19 내면의 정리, 글쓰기.
  10. 2018.03.18 할 수 없는 기획
일기장.2018.04.22 01:21



수요일 오전의 기타 레슨은 9:30분부터 시작이다. 

막히는 강변북로를 타면 

한 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한 시간 전에 집을 나선다. 

아침 나절의 강변북로는 잿빛이다. 

라디오에서는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다며 

맑은 목소리로 날씨를 전하고 있다. 

강변북로는 막히지 않는 날이란 없으며 

오늘도 여지없이 느리고 긴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기온은 오르지만 그래도 잿빛이다. 


나는 레슨 5분 전에 도착했다. 

기타 레슨을 받으시는 카페 사장님은 

일찍 도착하여 카페를 열고 계셨고 

나는 잠시 지하 사무실에 들러 

책 입력을 하려고 내려갔다. 

팩스로 주문들어온 책들을 확인한 후 

도서 주문을 보낸다. 

잠깐이면 되지만 주문을 넣고나면 

매번 정산 페이지에서 

이번 달에는 얼마나 판매가 됐는지 가늠을 해본다. 

매출이 조금씩 나아진다. 

낡은 기타를 하나 챙겨 

1층 카페로 올라간다. 


레슨을 하기 전에 언제나 사장님은 

나에게 커피를 내려주신다. 

매번 커피나 샌드위치 같은 것으로 대접을 받는다. 

커피는 맛이 언제나 균일하게 나온다. 

신기해서 물었다. 

커피가 언제나 같은 느낌의 맛이 난다고 말이다. 

사실 직접 로스팅하는 곳 중에서는 

아메리카노의 편차가 매일매일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무슨 옵션이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볶아진 커피의 맛은 아침마다 다르다. 

그러나 사장님은 

당연히 동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맑은 얼굴로 되묻는다. 


아침나절부터 기타 레슨이라는 것은 

사실 분위기가 살지를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음악적 이론 한 가지를 알려주고는 

병행하여 쓸 수 있도록 설명을 하던 차에 

사장님은 잠시만 기다리라면 오븐에서 갓 구워낸 스콘을 꺼내준다. 

그 두꺼운 오븐용 장갑을 낀 채 

철로된 트레이를 꺼내 접시에 하나를 올려 

나에게 건넨다. 

갓 구워낸 뜨거운 스콘은 살면서 처음이다. 

입에서 부드럽게 부서진다. 

라즈베리인가. 향이 좋다. 

기타 레슨은 잠시 멈추고 

스콘과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 잔 한다. 

기본이 잘 지켜져 있으면 

언제나 정직한 느낌을 준다. 

잿빛 도로를 넘어와 맞닿은 일상의 기본기 앞에 

오늘도 감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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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4.18 00:35


매번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둘과 사진을 찍으러 어디로 갈까 얘기하기 위해 점심에 만났다. 우리는 꿔바로우 집으로 들어가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으며 음식을 시켰다. 연남동 한 복판에서 중국에 간 것 같은 냄새, 느낌, 식당의 분위기에 우리는 곧 여행자가 되어 외국의 음식을 먹었다. 무언가 맛있고 편안하지만 어딘가 짜고 비릿한 한끼였다. 사진 찍을 장소에 대해 대화를 하려던 것이지만 엉뚱하게도 소시오 패스의 무시무시함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내가 본 드라마에서 그런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얘기하자 한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럴땐 소시오패스에게서 도망치라고 우리에게 조언했다. 드라마에서는 도망칠 수 없는 우주선 안에 함께 타고 있다. 외계인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소시오 패스가 더 호러의 분위기를 뿜는다. 꽤 흡족했으나 앞으로 그 곳에서는 볶음밥은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봄 날씨를 즐기고자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커피를 한 잔씩 사들고 함께 공원 벤티에 앉아 또 다시 정처없는 이야기들을 해댔다. 어디가지 뭐 찍을까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았다. 사실 그러려고 모였다면 카톡으로 대화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겠지. 그저 얼굴 보고 사는 얘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사실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이내 다음 약속 시간이 다가옴을 알았다. 그래서 서울의 몇몇 곳을 다녀보기로 간단히 결정한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하늘이 맑고 날씨가 따뜻해서 마냥 벤치에 앉아있고만 싶었다. 더워지면 벤치에는 오래 앉아 있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봄과 가을, 딱 이 시기에만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이며 달려다니는 아가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그저 앉아 있기만 해도 눈 앞 풍경이 변했다. 우리의 사진도 그럴까. 오랜만에 찾아가면 풍경이 변해있는 골목과 작은 가게들은 연 남동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사무실을 잡고 일한지 6년이 넘어가다보니 이제는 과거에 비해 연남동이 너무 많이 바뀌어 이질감이 들 정도다. 마치 말이 통하는 외국에 온 것 같은 그런 생경함이 느껴진다. 얼마전에 오픈했던 플라워샵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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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3.28 08:43

저녁에 글 쓰기는 글러먹은 계획인 것 같다. 오전이 확실히 좋고 집중력도 있다. 오전 레슨들을 없애고 집에 있다가 점심즈음 나가는 것도 고려해볼 일이다. 


밤 10시에 맞춰 글쓰기를 하려면 오후 4-5시 퇴근이나 늦어도 7시에는 퇴근을 해야 집에서 글을 쓸 수가 있는데, '글 쓸 시간입니다' 알람이 울리면 언제나 차에서 운전을 하던가 아직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한 시간일 경우가 많다. 오전에 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제는 아이를 재우느라 10시 넘어서 '아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는 새벽 5시에 깼다가 6시에 깼다가 7시에 깼다가 7시 30분이 되어 일어났다. 5시 부터는 거의 깨 있었는데 살짝 잠에 들었다가 매 시간 잠을 깬 것이다. 일찍 자면 언제나 이렇게 일찍 일어난다. 너무 일찍 일어나면 (경험상) 하루종일 피곤함이 쌓여있다. 


어린이와 함께 출근하기 전 이렇게 짧은 글도 쓸 수 있고, 시간을 좀 더 낼 수 있다면 아침에 글을 길게 쓰는 것도 매우 좋을 것 같다. 어서 레슨이 줄어들고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여유로움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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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3.27 00:32

앞으로는 기타 레슨을 그만 두고 서점을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작년 6월부터 홀로서기를 시작해서 8월부터는 레슨 때문에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서점은 문을 닫은 것이다. 그 후 7개월이 지나 4월부터는 다시 서점을 열고 중고책을 팔 것이다. 사람들에게 중고 책도 매입을 하고 동네를 오가며 책을 나를 것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어떤 그림도 그려놓지 않았다. 보통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 사업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상상해두고 퍼즐을 맞춰 나가는데 나는 그런게 없었다. 애초에 원래 하던 일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고 있었고 그 시간들을 억지로 만들어 서점을 꾸미고 지하 공간에 무언가를 혼자서 만들어 나갔다. 현실에 대한 회피로, 그리고 나만의 은둔처로서 서점이라는 공간은 더없이 좋았다. 


그렇지만 회피했던 현실의 벽은 곧 눈덩이처럼 더 크게 나를 덮쳐왔고 1년 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그 와중에도 레슨은 꾸역꾸역 했다. 하기 싫어도 할 수 없이 했고 그렇게 30명이 넘게 레슨을 진행했다. 마지막 남은 보험 하나를 해지해서 책을 한 권 냈고 이번 달에는 폐업 신고를 하고 노란우산공제를 환급 받아야 한다. 그리고 나면 다시 대출을 메꾸고, 매월 들어가는 고정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리고 11월까지는 2천 만원을 모아야 한다. 근데 이게 가당키나 한가. 현상 유지만 되는 상황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레슨을 그만두는 것이 신의 한수처럼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림은 그려놨다. 


지금까지 출판된 교재가 4권이지만, 올해, 3월이 출판 사상 최고의 매출이다. 그래봤자 400만원가량. 물론 초판은 선주문이 있어서 많이 팔린다. 그거 제외하고 평달에서는 7-80만원씩 나오던 매출이 이제 평균 400까지 치솟은 것이다. 5월엔 책이 한 권 더 나오고, 연말에 책이 한 권 더 나올 예정이다. 그럼 올해만 기타 교재가 세 권 나온다. 매월 400을 800까지 올릴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시간이 없을 뿐이다. 


이전에 하던 사업으로 빚더미에 앉아있지만 돈이란건 충분히 돌고 돈다. 그렇게 믿고 있고 그렇게 살고 있다. 그리고 그걸 갚는 것이 얼마 걸리지 않을거라는 그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게 10개월을 매달 천 만원씩 들이 부으며 살아왔는데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전 사업을 폐업한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끝이나지 않았다. 그치만 이것도 곧 마무리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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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8.03.24 02:14





북트를 열심히 해서 월 500만원 매출 내는 것도 어렵겠다는 그 사람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고 싶다. 못 하는 것이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다는 어린애같은 치기를 드러내 놓을만큼 나는 미성숙하지 않다. 단지 남의 사업에 배놔라 감놔라 하는 수완 없는 조언가의 조언이라고 생각됐기에 그저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승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온라인으로 팔고 있기 때문에 서점은 작년 8월부터 문을 닫았어도 매월 50만원 정도의 매출은 나왔다. 책이 더 많으면, 더 잘 팔릴 것이고 내 삶도 좀 더 트일 것이다. 책은, 그러나 몹시 노동집약적 산업이기에 사람이 달라붙어 가격을 산정하고 정리를 해야 하며 옮기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책이 이제 많이 줄어서 1,900권 가량 됐지만, 최근에 매입을 많이 해서 300권 가량 추가로 들어왔다. 가격을 산정하고 사이트에는 등록도 못 했다. 어떡하면 좋을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좀 생기면 그 때 해야지. 아니면 조금씩 하루에 한 시간을 투자하거나. 하루에도 이리저리 다니다보면 붕 뜨는 시간들이 있다. 그런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한 시간을 만들면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데, 서점 일을 이렇게 하면 충분히 좋을 것 같다. 


문제는 레슨을 줄이는 것과, 매일 서점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3일만 하든가 해야 하는데, 수목금 뭐 이런 식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모르겠다. 책을 더 많이 넣어야 하고 계속 매입도 해야 한다.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고 거기서 해볼 것들을 생각하다보니 아침에는 문득 좋은 생각이 들어서 그것으로 잠시 기뻤었다. 문장이 과거형인 이유는, 그 후로는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무룩 했었기 때문이다. 암튼 되는데까지 해보는 것이 목표다. 


세상 일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어쨌든 해 보고 결과물이 나오면 그제서야 그 다음 언덕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과 뱃살은 점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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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8.03.22 18:16

어제는 일이 많이 글을 못 썼다. 교재를 작업하면서 새벽 2시 취침이 습관이 되어 이제는 평균 새벽 1시까지 집에 앉아 작업을 한다. 기타 레슨을 하면 레슨하는 한 시간은 오롯이 상대방에게 에너지를 쏟는데, 일 할 때도 시간표를 만들어 그 시간에는 오롯이 그 일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말이 쉽지 잘 되는 일이 아니다.


일을 하려면 마음가짐부터 자연스럽게 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해야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막연하게 다가오면 일을 회피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또 해야할 일을 할 수가 없고 일은 뒤로 밀리게 된다. 이렇게 시작하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상관없이 우선순위에서 최 하위로 밀리게 된다. 나중에는 중요도 순에서 밀리니 할 수 없이 일이 중단되기도 한다. 


작심이 삼일인데, 이렇게 한 번 펑크를 내고, 오늘 밤에도 12시까지 작업실에 있어야 하는데 글을 쓸 수 없다면 저녁먹기 바로 직전 이 시간이 제일 좋은 시간이 된다. 후딱 글 하나 써 놓고 밥 먹고 레슨 두개 연속으로 하고 팟캐스트 녹음이다. 매일 매일의 스케쥴이 꽉 차있다. 그래도 감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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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3.20 23:56




엔진오일 교체를 위해 정비소에 차량을 입고 시켰더니 구매 후 3년 정도되어 교체할 것이 많았다. 브레이크 오일부터 시작해서 이것 저것 오일 교체와 필터교체, 리콜관련 수리, 그 외의 문제들을 찾아서 보증기간 무료일 때 다 고침을 받았다. 오일 교체도 바우처가 있어서 무료로 했는데 전체 다 교체하니 60만원 넘게 든다. 돈 많이 드는구나. 


이 일 때문에 오후 2시에 찾아야 하는 차를 이틀 더 맡기게 되었다. 갑자기 추워져 바람이 쌩쌩 부는데 며칠 전철타고 다닐 일이 생겼다. 덕분에 전 부터 읽으려고 했던 책 한 권을 챙겨서 전철을 탔다. 책이 두껍고 내용이 어려워서 가볍게 한 두번 읽고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읽어야 하는 책이다. 출퇴근이 왕복 세 시간 가량 걸리니까, 며칠간 충분히 한 번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랫동안 책을 읽다보니 이제는 책을 골라서 한 두개씩만 읽게 된다. 많이 읽지 않는다.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렇다. 책 한 권 읽기가 어렵다. 한 줄 읽으며 잘 익혀지지가 않으니 천천히 곱씹으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예전엔 그저 두 세 시간이면 책 한권을 읽고 그랬는데, 이제 그런 읽기는 나에겐 의미가 없어졌다. 한 권을 몇 달을 읽는다 해도 숙고하며 읽는 그 시간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 요 몇년 정도는 책을 많이 일지 않고 여러 권을 두루 돌아가며 읽는다. 대부분은 인문학에 가까운 마케팅 경영 서적들이지만 그 외에도 수필집, 소설, 사회과학등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다. 관심사만 집중적으로, 그것도 한 권을 여러번 읽는 것을 좋아한다. 독서는 내것이 되어 삶의 양분이 된 것들을 몸소 살아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때문에 삶의 태도와 맞지 않는 책들은 읽지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젠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얘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 에전에는 많이 했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책 읽기를 권장했지만,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을 읽으며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아주 다양한 생각을 동시에 진행 발전시키며 독서를 하는 것이 많은 책을 대충 읽고 줄거리만 기억하는 것보다 백배는 나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건 줄거리가 아니라 그래서 그 이야기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어떤 생각을 갖게 만들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각할 주제가 있는 한 가지 책이 더 중요하다. 


가끔 책 읽으라는 얘기가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도배 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서점 관련된 사람들이 친구로 많기 때문인데 하나같이 신간 소식, 자기가 최근에 읽었던 책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것이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며 매출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종종 올라온다. 책 판매자들의 입장으로 보면 매출이 생계와 직결되므로 중요한 문제인것은 맞지만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고 본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이유가 다른 매체에 시간을 뺏겼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물론 그것을 무시할 수 없지만, 반대로 이 시대는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시기라는 이야기도 된다. 원래 독서라는 것은 책을 소유할 수 있었던 몇몇 왕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대중화되어 집에서도 온 세상의 지혜와 이치를 습득할 수 있다. 


지식 습득이 목적이었다면 교과서나 백과사전 위주의 삶을 살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삶에서는 지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은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바로 생각의 힘에서 나온다. 숙고에서 나오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는 힘이 우리가 말하는 지혜다. 그리고 숙고의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읽기와 쓰기이다. 대충 흘러가는 문장 속에서 생각을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천천히 읽고 하나씩 뜯어볼 필요가 있다. 지식이 필요한 책은 지식이 쌓이기 전에는 그 생각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몇 번을 읽으며 지식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 그 때부터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질문이 생기면 그 때부터 숙고가 시작된다. 깊이가 있어진다. 그리고 책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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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3.20 02:15



오전부터 레슨의 연속이었고 오늘 나는 오후 레슨이 없는 빈 시간 동안 악보 작업을 열심히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악보 작업을 하는 중 이반장님이 들어오셨다. NGO계의 왼손은 거들 분. 지난주 라오스에 다녀오시고 오늘은 안 나오실 줄 알았는데 에너지에 가득 차 서점으로 입장하고 계셨다. 서점 안쪽에서 보고 있자니 발걸음에 에너지가 충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팟캐스트 녹음을 하나 하자고 하시기에 그러자 했다. 


나의 오후는 라오스와 깔라만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고 악보 작업은 한 곡 마무리로 끝이 났다. 그래도 충분히 좋다. 이반장님과의 사업 얘기는 언제 해도 좋다. 막연하지만 작년부터 하나씩 해오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완전히 구체화가 되어서 구상이 아닌 실현 단계에 까지 와 있다. 몇 시간씩 대화를 나누던 주제는 방향성에 관한 것이었다. 손에 잡히지도 않을 비전과 이상향의 그 무엇을 현실화 시키려는 과정이었다. 구조화를 만들어내고 구성을 채워 넣고 없는 것을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언제 해도 재밌다. 인생을 살며 가장 좋아하는 것. 그것은 새로운 일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새롭게 하려는 일이며 그 중 하나가 국제개발협력 팟캐스트이다. 


아는 것이 없어도 배우는 입장으로 몇 년을 살다보면 이미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경험을 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하였다. 사람들은 현실적인 필요를 찾고 싶어서 전문가를 찾는 것이지 출신이 좋아서, 공부 많이 해서, 가방끈이 길어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라면 그가 누구건 (도덕적인 문제가 없다면) 큰 상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교육 콘텐츠의 질을 보고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본다면 이들이 내 출신 학교를 보고 온 것도 아니고 꾸준히 성실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모습을 보고 나를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니 전문가가 되는 것은 학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활동'이 중요한 덕목이 된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활동 해오던 것을 보니 '내가 믿을만'하기 때문이다. 


어느 종목이든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제한적이거나 전문적인 분야는 엄두를 낼 수 없지만, 내가 해왔던 과정들을 돌이켜보건대 어떤 부분의 일들을 몇 년간의 기술 축적과 근성만으로도 충분히 전문가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 그 실력이 어떻건 간에 (물론 나쁘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본질을 대하는 태도와 겸손함을 견지한다면 그 사람은 충분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좀 더 명확하고 선명하게 본질에 대해 다가가자면 '글을 써서' 이 모든 것을 구체화 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없지만, 여기에서 필요한 단체의 방향성, 컨셉, 비전, 브랜딩, 마케팅, 홍보에 이르기까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몇 주전부터 팟캐스트를 기획하면서부터다. 사업을 하면서 경험, 사람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모아가는 방법, 한 방에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차곡차곡 쌓아 나가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사업이었고 브랜딩이었다. 그렇게 하면서 사람들의 신뢰를 쌓아 올리게 되었고, 그 방법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불변의 진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불변이라는 것이 세상이 있을리는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호감은 전문가라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만 사람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딩이나 전문가나 말이 다를 뿐이다. 본질은 같다. 우리는 한 방향으로 걸으며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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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3.19 00:51

잊어버리고는 글을 쓰지 않을뻔 했다. 알람까지 맞춰 두었는데도 다른 작업에 집중하느라 본분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려는 의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글 쓰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들어가므로 밤 12시가 넘어서 오늘을 정리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역시 글쓰기이다.


요즘 노트 가득히 생각을 풀어놓고 있다. 노트에 적는 생각과 블로그에 적는 생각은 종류가 서로 다르다. 노트에 펼쳐놓는 것은 글로 정리하기 위한 생각이 아닌 계획에 해당한다. 계획보다는 기획에 가까운 경우가 많고 대부분은 할 일에 관한 것들이다. 혼자서 일하는 특성 때문에 평소에 틈틈이 생각을 정리하고 실행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일을 준비하려고 생각을 하면 그것은 글자로 정리하기 보다 이리저리 도식화하며 구체화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문장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트에 적어야 하는 것들은 아무래도 생각을 구조화해야 할 때 많이 사용한다. 


이렇게 블로그에 직접 글을 쓸 때는, 이리저리 생각이 움직이는대로 글자를 휘갈긴다. 손으로 쓸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눈을 감고 바로 문장으로 생각을 담는다. 사실 이렇게 글자로 생각을 적을때는 구조화된 내용을 적기 보다는 자유로운 연상에 문장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장의 진행이 느리게 구성한다. 이러한 훈련들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니 이제는 한 번에 A4용지 한 장 정도는 적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결론을 결정하고 글을 쓰려고 했으나 무엇을 써야 할지에 대한 강박이 교훈적 내용을 남기려는 의지로 작용하기 시작 하면서부터 글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요량으로 글을 남기기 시작하자 글 쓰기가 편해졌다. 이렇게까지 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생각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 필요도 생겼다. 자신의 생각을 구조화하고 도식화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게 작동하겠지만 어떻게 작동되건 간에  결과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문장이다. 


나는 내 생각을 내면화하고 정리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질서한 내면의 틀을 하나씩 구조화하고 구성을 나누면서부터 관점이 생기기 시작했고 지향하는 방향성이 생겼고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여 움직이는 과정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생각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자 일과 생각으로 복잡했던 머리속이 점차 차분하고 깨끗하지기 시작했다. 입으로 내뱉는 말, 하는 행동도 정리된 생각대로 나오기 시작했고 체계적인 구조로 살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생활이 되면, 생각은 차곡차곡 정리가 되고, 입장도 생기게 되고, 행동도 보다 정교해진다. 생각하고 움직이게 된다. 이게 몇 년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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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트 연D
일기장.2018.03.18 01:06

능력이 없으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이다. 기획상 구조가 완벽함에도 불구하고 기획이 엎어지는 이유중 하나는 그걸 해낼 능력이 없을 때다. 기획이 그럴싸할수록 그렇다.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모은다면 지금까지 기획으로 구성한 몇몇 가지 어려움만 해소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라는 개소리가 사람을 홀리는 것이다. 기획만 되면 다 될 줄 알았다. 세워둔 계획이 참 많았지만 실행이 안 된 이유는 단지 하나다. 할 수도 없는걸 기획해 두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서야 실행할 여지와 능력이 생겼다. 그 때는 직원들도 몇 명이나 있었고 지금은 혼자인데도 불구하고 이제 실행할 능력이 생긴 것이다. 아이러니라는건 이런 것 같다.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받쳐줄 때에나 기획이 빛을 발한다. 


멋들어진 그림같은 기획을 접하면 정말 당장이라도 세상을 집어삼킬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행할 수 없다면 망상인 것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기획은 작고 빠르게, 실행은 더더욱 빠르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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